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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RI REPORT Vol. 2
한반도 문제 해결의 선결요건은 인권을 회복시키는 것
- 한국전쟁 납북자 문제 해결을 호소하며
한국의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KWARI Report 두 번째 책을 펴낸다. 한국에서 선거의 계절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좋은 정치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피로를 씻어주며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 줄 것이다. 우리에게 그런 ‘좋은’ 정치가 축복처럼 찾아오기 바라는 마음이지만, 6.25전쟁 납북자 문제는 ‘나쁜’ 정치가 낳은 오래되고 깊은 상처임에도 치유되지 않은 채 아직도 통증이 계속되고 있다.
이 통증을 원천적으로 치유한다는 것은 이미 가능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원인을 찾고 가해자를 벌하며, 문제의 해결을 향해 걸음을 떼는 것은 여전히 ‘정치’의 몫이다. 2007년 한국 대통령은 ‘종전선언’ ‘평화체제’ 등의 키워드 속에 한반도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세계적으로 냉전이 끝났으니 남북한 사이에도 전쟁이 ‘끝나야 한다’는 것이나 이제는 전쟁을 쉬고 있는 ‘휴전’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체제를 인정해 주는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는 얘기는 얼핏 듣기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토록 ‘단순한 상식’이 유독 이 땅에는 통하지 않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진단이 빠져 있다. 끝나지 않은 전쟁을 끝났다고 주장할 수 없으며, 오지 않은 평화를 왔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진실은 여기에 머물러 있다. 전쟁이 끝났다면 전쟁으로 인해 가족들과 헤어져 북으로 끌려간 사람들은 돌아와야 하고, 평화가 왔다면 평화를 깬 쪽이 사죄를 하고 벌을 받아야 한다.
KWARI의 워싱턴 여행(7월 19일~28일)에서의 수확이라면 미국의 워싱턴 정가에서 만난 사람들은 적어도 ‘상식’을 놓고 논쟁을 벌일 필요는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워싱턴의 익명의 관리들은 “평화협정이나 6자회담에서의 목표는 북한의 정상화(normalization)가 포함된다. 인권의 향상없는 정상화는 이루어질 수 없고 납북자문제 역시 이 틀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했고,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6자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라는 6자회담의 목표에 접근하기까지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는 철이 이르지만 전쟁중 민간인 인권문제에 대해서 미리 환기시키고 대비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며 의미있는 일”이라고 우리의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해 주기도 했다.
한국통이라고 할 수 있는 한 하원의원은 직접 면담을 통해 “통상과 안보가 한미 의원간의 중요한 의제인데 이중에서 ‘안보’의 틀 속에서 6.25전쟁 납북자문제를 다루는 것이 가능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미국이 6.25전쟁과 정전 및 종전에 있어 어떤 의미에서든 당사자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모든 정치적 사건의 배후에 근본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치, “강제로 헤어진 가족은 만날 수 있어야 하고,” “부당하게 억눌린 이들은 풀려나야 한다”는 것에 대해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북한의 ‘나쁜’ 정치가 그것을 막고 있다면, 그들의 반성 없이 평화는 없을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운운한다면 남한의 정치 또한 그 나쁜 정치의 일부에 속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준엄하다. KWARI Report II가 게재하는 미국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의 연설은 이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 연설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우리의 힘을 넘어서는 섭리적 도움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평화협정에 대한 동의를 촉구하는 김대중대통령연설이있기한달여전에우리는그것을위한‘선결요건’에 대해서 워싱턴에서 말할 기회를 얻게 된 점에서 작고 연약한 NGO에 불과한 KWARI로서는 감개무량함이 있었다.
부록에서 싣는 한국전쟁 참전국에 보내는 편지는 이 전쟁에는 한국사람들만이 아니라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워준 세계인들의 피가 묻어있다는 사실을 통해서 새삼 경건한 의미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우리의 이런 모든 노력에 대해 북한은 날카롭게 반응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를 통해 우리를 비난하고 좌절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부록 II에서 이를 공개함으로써 진실의 전모를 파악해내는 몫을 독자 여러분들께로 돌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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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공자
: 이미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