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보고서에서 특기할 것은 (바)항에“종로경찰서 형사가 가족회를 찾아와 등록사항 및
가족회 목적과 역원 간부 명단 조사가 있었음”이 기록된 사실이다. 시경의 명령에 따라
조사가 있었다는 표현으로 미루어볼 때 상례적인 방문이나 조사활동이 아니라 이때부터
전쟁납북자들을 안보상의 요주의 대상으로 보고, 동시에 남쪽의 가족들을 이른바 연좌제
대상으로까지 적용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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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292(1959)년 9월 30일
한국6∙25사변피랍치인사가족회
대표 양매륜

공보실장 귀하

제3기 보고서 제출에 관한 건

수제의 건 아래와 같이 보고하나이다.

기(記)

1. 업적보고

(가) 7월 11일 국적(國赤) 사무총장 앞으로 서신을 발송하고 다시금 인식을 새롭게 하고 납치자 구출에
적극적인 노력 있기를 요구하였다.

(나) 8월 3일 국적(國赤)대표 캬로핀으로부터 서신 회답이 있었다. 납치자 구출에 끝임없는 성의를 기
울이고 앞으로도 그 일이 성공되는 날까지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에 회답이 있었다.

(다) 9월 9일 오후 내한(來韓)한 적십자국제위원회「쥬노」위원장을 찾아서 10일 오후 2시 적십자본부
에서 면담하였다. 우리들은 10년 전 지금도 뚜렷이 머리 속을 차지하고 있는 납치되는 그날의 모
습. 차라리 이 몸과 바꾸어졌더라면 하고 뼈를 의이는 듯한 그날의 내 가족. 진심으로 쥬노 씨에
게 호소하였다.
악독한 괴뢰들은 어디까지나 자유의사라는 것을 주장하지만 철의 장막 속에서 절대로 자유 의사
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정의와 평화와 인도의 사도인 쥬노는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오직 인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명 있는 한 노력하겠다는 답을 받고 2시 35분 그
곳을 나왔다. 방문위원은 양매륜 회장 외 9명이었다. 납치인사 구출에 광명 있기를 빌며「쥬노」
씨와 인사를 교환하였다.

(라) 쥬노 씨 이한 후 9월 17일 국적(國赤)으로 서신을 보냈음.

(마) 적십자사를 방문하고 앞으로의 노력과 협력을 탄원하였다.

(바) 시경(市警)에서 령(令)이 있어 종로 경찰서 형사가 가족회를 찾아와서 등록사항 및 가족회 내용조
사가 있었다. 즉, 가족회의 목적과 역원 간부 명단 조사가 있었다.

2. 재정관계

2기 잔금 4만7천환에다
7월, 8월, 9월 3개월간 역원회비 9000환 더해서 5만6천환 중
서신비로 1천2백환
교통비로 5백환
회의기록 노트 5백환
지출합계 2천2백환
3기 잔금 5만3천8백환

3. 간부, 역원 이상 없음.

4. 사무실
종로구 필운동 회장 댁

임시 연락
종로구 경운동 91의 1호

이상.